국내 약물감시 체계가 PMS에서 RMP로 전환되면서, SNS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약물감시가 새로운 보완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SNS 기반 약물감시의 실제 연구 사례와 방법론, 그리고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현 단계에서는 기존 감시 체계를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이 적합하며, 향후 기술 발전에 따라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국내 약물감시 체계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기존에는 신약 허가 이후 의무적으로 대규모 PMS(시판 후 조사)를 수행해야 했지만, 이제는 RMP(위험관리계획) 중심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는 무조건적인 대규모 데이터 수집보다는 실제 약물의 위험을 관리할 전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것이 바로 SNS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약물감시(Pharmacovigilance)입니다.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온라인에 남기는 후기를 분석해 기존의 약물감시 방법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이상반응 신호를 포착하거나, 놓치기 쉬운 일상적 문제들을 보완하는 데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SNS 데이터로 ‘숨겨진 부작용’ 찾기
미국의 한 연구팀은 WebMD라는 환자 리뷰 사이트와 FDA 공식 부작용 보고 데이터(FAERS)를 비교하여 진통제 트라마돌의 새로운 이상반응 신호 125건을 찾아냈습니다. 특히 이 중 20건은 중대한 부작용이었지만 공식 보고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사례였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환자들이 의료진에게 보고하기 어려운 경미한 부작용(불면증, 현기증, 불안 등)을 SNS에서 더욱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내 연구진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JAK 억제제)에 대해 비슷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공식 보고는 주로 중증의 이상반응(혈전, 감염)을 강조했지만, 환자 리뷰에서는 약효 부족, 복통과 같은 소화기 불편감 등 환자가 실제로 느끼는 일상적 불편감이 생생하게 드러났습니다.
SNS와 디지털 채널이 약물감시에 매력적인 이유
SNS와 같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약물감시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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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환자 경험을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환자들이 직접 남긴 글은 의료진의 필터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더 솔직하고 생생한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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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신호 감지(early signal detection)가 가능합니다. 여러 연구에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발견된 이상반응이 공식 경고보다 몇 개월에서 심지어 몇 년 빠르게 확인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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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적으로도 매력적입니다. 기존의 PMS는 환자를 직접 모집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지만, SNS 데이터는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하는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효율적입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연어 처리(NLP) 기술이 발전하면서 방대한 소셜 미디어 데이터 속에서 이상반응을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SNS·디지털 채널 기반 약물감시의 가장 강력한 강점
SNS 및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약물감시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방대하고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환자 경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통적 PMS 시스템은 실제로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의 10% 미만만 자발적으로 보고하는 등, 낮은 보고율과 지연된 보고로 한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SNS를 통해 수많은 환자들이 자발적이고 즉각적으로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미보고 사례나 경미한 부작용까지 폭넓게 포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AI 기술과 자연어 처리(NLP)가 발전하면서 방대한 SNS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의미 있는 신호를 효과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는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큰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SNS 채널에 따른 약물감시 효과의 차이
디지털 채널 중에서도 각 플랫폼의 특징에 따라 약물감시 효과와 방법론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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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일반 SNS
데이터 양이 방대하고 접근성이 높아 대규모 텍스트 마이닝이나 키워드 분석을 통해 광범위한 경향성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전문적 대화가 많아 유의미한 신호를 얻기 위해서는 노이즈를 거르는 기술적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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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전문 포럼 및 온라인 커뮤니티(예: PatientsLikeMe, WebMD 등)
환자들이 더 상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하기 때문에 보다 정밀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합니다. 희귀질환 또는 특정 약물에 대해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사례가 많이 공유되므로, 조기 이상반응 발견이나 심도 있는 약물감시에 더욱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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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 신고 시스템(예: 영국 Yellow Card 앱)
환자들이 보다 손쉽게 공식적인 부작용을 신고할 수 있어 전통적 자발보고 체계와 디지털 채널을 결합한 형태로서 보고율을 높이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들
SNS 기반 약물감시에도 몇 가지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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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신뢰성 문제: SNS 데이터는 검증되지 않은 주관적 경험이기 때문에 실제 인과관계를 판단하려면 추가 검증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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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성 편향 문제: SNS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의 의견이 과대표될 수 있으며, 고령층이나 디지털 접근이 어려운 계층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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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 데이터 처리의 어려움: 자연어 처리 기술의 한계로 다양한 표현과 은어, 오탈자 등을 정확하게 구조화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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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적·윤리적 문제: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함께, 제약회사가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윤리적 이슈에 대한 명확한 지침 마련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유럽 EMA는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공식적 약물감시 자료로 직접 활용하는 것에는 아직 신중한 입장입니다. 다만 보조 자료로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며, 최근 보고서에서도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현실적 활용법과 글로벌 사례들
현재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SNS 기반 약물감시를 PMS 및 RMP 전략의 보완적 수단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신이나 희귀질환 치료제와 같이 시판 후 실사용 데이터 확보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SNS와 디지털 모니터링을 활용해 환자들의 실제 경험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소셜 리스닝 도구를 이용해 자사 제품과 관련된 트렌드를 모니터링하며, 이상반응과 관련된 신호가 포착될 경우 내부 약물감시팀에서 추가 조사를 수행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조기에 신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점은 있지만, SNS 데이터만으로 공식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FAERS나 KAERS 등 전통적 이상사례 데이터와 교차 검증을 거친 후에야 규제 대응이나 추가 임상 조치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SNS와 디지털 채널은 초기 신호 탐지용으로 점차 중요해지고 있으나, 실제 실무에서는 이를 공식적 약물감시 체계의 보완적 자료로 활용하고, 반드시 추가적인 검증과 분석을 병행하는 형태가 현재 글로벌 업계의 현실입니다.
결론: PMS의 강력한 보완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
결론적으로, SNS와 디지털 채널 기반의 약물감시는 아직 기존의 PMS와 RMP 체계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체계를 강력히 보완하고 새로운 안전성 신호를 효과적으로 포착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향후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과 규제적 지원이 뒤따른다면, SNS 기반 약물감시는 약물 안전성 관리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보완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확실하며, 앞으로의 추가 연구와 기술적 발전을 통해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Dodlab도 SNS와 디지털 채널 기반의 약물감시 방안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다양한 가능성과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SNS 기반 약물감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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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Comparison of Online Patient Reviews and National Pharmacovigilance Data for Tramadol-Related Adverse Events (JMIR Public Health and Surveill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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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Potential Adverse Events Reported With the Janus Kinase Inhibitors Approved for Rheumatoid Arthritis (Frontiers in Pharmacology)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phar.2021.792877/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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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Social Media Data for Real-World Evidence in Regulatory Decision-Making (EMA Draft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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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Establishing a Framework for the Use of Social Media in Pharmacovigilance in Europe (Pharmacoepidemiology and Drug Safety)